감사 비타민: 참 좋은 친구 / 하나님 주신 선물

배가 고팠어

멋진 장식

은은한 불빛이 아름다워

따듯한 미소의 잘 생긴 웨이터가

와인병을 잘라 만든 글라스에

공손하게 따른

청량한 물맛이 상큼했어

새콤 달콤 아삭거리는 샌드위치

기분좋게 해바라기씨가 씹히는

고소하고 달콤하면서

고급스런 한 잔의 수프

달달한 아기 케일 살라드로

우린 만족했지

유럽풍의 거리와 상점들을 쏘다니며

우린 한가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

어쩐지 오늘은 만날 것만 같아 설레더니

마음에 쏙 드는 너를 만났어

내 필요한 식탁이 친구의 숙제가 되었지

이 주일 동안이나 인터넷 찾고 찾아

너를 오늘 내게 소개한거야

우아하고 편하게 해 줄

짝이 맞는 네 개의 쿠션도

길 건너편에서 샀어

월요일이면 내게 찾아올 너를

기쁨으로 기다릴게

날마다 네 안에 앉고 스치게 되면

내 좋은 친구가 생각나겠지

절친이 올 때까지 기다리려고

집 가까운 후렌치 빵집 앞

멋진 흰색 벤츠에서 사뿐히 내렸어

쿠션이 든 커다란 비닐 쇼핑백을 두개나 들고

컴퓨터 가방

그리고 일 년 내내 들고 다니는 커다란 핸드백

빗방울도 떨어졌어

짐이 많다고 

친구가 테이블까지 쇼핑백을 운반해 주었어

주문하고 손 씻고 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가

차도 한 잔 마시지 않고

집으로 급하게 돌아갔어

그런데 알아?

친구 가방에 넣고 다니던 지갑과 핸드폰 중에

지갑은 쿠션 값을 지불할 때 손에 들고 나왔어

그런데 핸드폰은 잊고 있었어

어떻게 해

깜짝 놀랐지

핸드백과 컴퓨터 가방을 양쪽 어깨에 메고

밖으로 뛰쳐 나왔어

차는 보이지 않고

급한 마음에

빗 속을 이리 저리 뛰어 다녔어

순간 묘안이 떠올랐다

차가 돌아나가는 길목에서 손을 흔들어 대면

친구가 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번호판, 차 안에 있는 사람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아

그러니 흰색 차면 무조건 손을 흔들어야 되는 거잖아

잠시 우왕좌왕 서성거리다 보니

이건 아니지 싶더라

몇몇 사람이 분명 나를 지켜보고 있었을거야

길목에 서서 잠시 기다렸어

눈 앞을 지나가는 차들 중에 흰색 벤츠 SUV 는 없었어

다른 길목으로 빠져 나갔나 봐

어떻게 해

다시 자리로 돌아왔어

레몬과 꿀을 넣은 따끈한 물을 마시고

작은 아들이 어릴 때 엄청이나 좋아하던

토마토 수프와 빵 두어 쪽을 앞에 두고

친구야 미안해

절친 당신에게도 미안해요

일 끝나고 피곤할텐데

멀리 친구 집까지 가야 하잖아

컴퓨터를 꺼내 카톡을 넣었어

남편이 오면 집으로 핸드폰 찾으러 갈게요

비가 와서 그런지

해가 저무는 것만 같았어

창밖

잎 떨어진 나무들은

다가올 꽃샘바람 뒤로 하고

단비에 웃통 벗고 춤을 추는 것만 같았어

어머나! 화들짝 놀랐어

겁나게 차가 밀리는 시간인데 

친구가 핸드폰을 손에 들고

활짝 웃으며 테이블 앞으로 걸어 오는데

어? 어떻게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거지?

피곤할텐데..

“집에 거의 다 갔을 때 전화벨이 울려서 돌아왔어요.

제가 드리지 않았는 걸요..”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어

말이 짧지 말이 짧은거야

절친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어

친구가 골라 준 액자에

아빠와 찍은 두 아들의 사진을 넣어야지

우리집에는 사진이 없는 거 아니?

뒤 돌아보지 않고

주님만 보고 살겠다고

걸었던 액자들을 벽장에 포개 두고

하나님이 맡기신 우리 두 아들을 키웠어

나는 늘 미안해 하는 엄마야

정말 마음에 드는 하늘색 스프링 노트도 샀어

삼불 구십 구전

하늘이 좋아 파란 하늘이 나는 정말 좋아

나는 오늘 하늘에 떠 있는 구름 같았다

그리고 하늘을 훨훨 나는 새처럼 즐거웠어

고마워

너희들은 오늘 하나님이 내게 주신 참 좋은 선물이야

고마워 친구야

세상에 둘도 없는 좋은 친구를 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 감사합니다